해운·조선 구조조정 서두르는 정부…'원샷법' 통과 촉구 목소리도 커져

입력 2015-11-03 07:01  

산업 리포트


[ 서욱진 기자 ]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외 경제환경이 더 악화되기 전에 부실을 없애고 내실을 다지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철강 조선 해운 등의 업종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과 보증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올해 안에 완료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 상시화 법안’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빠른 처리를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기촉법 상시화 법안에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을 모든 기업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원샷법은 기업이 선제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기업에는 세제·금융·법률 지원을 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합병 등 거론

해운업계의 불황 타개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국내 1, 2위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이다. 한진해운은 최은영 전 회장 체제로 독자 경영을 하다 지난해 한진그룹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았다.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마쳤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좀처럼 회생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까지 불발로 끝나면서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안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회사 경영진에 이미 의사 타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현대그룹이 어떻게 유동성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합병 등 해운업 재편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부인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을 아예 파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였던 STX팬오션은 지난 6월 하림에 인수돼 사명이 팬오션으로 바뀌었다.


조선 구조조정 본격화

조선업계의 구조조정도 정부 주도로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 현안인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은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 지원의 선제 조건으로 요구한 임금 동결과 무파업 등을 노동조합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회생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업은행 등은 4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손실만 1조2171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부실 규모가 워낙 커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우량 사업부와 부실 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 등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STX조선해양 역시 자율협약 후 채권단으로부터 4조원 이상을 수혈받았지만, 적자 누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이 밖에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들 역시 어떤 식으로든 보다 강도 높은 회생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강산업은 전문화 주력

철강업종에서는 전문화가 추진되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포함한 비(非)철강사업 부문을 매각하도록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철강업 불황으로 포스코의 재무상황이 예전만 못해지자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매각설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게 철강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는 올초 대우인터내셔널의 대표 사업인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검토했지만 당시 이 회사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보류했다.

현대제철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와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자동차용 강판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워크아웃에 들어간 동부제철의 인천과 당진 공장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대제철 측에서 일단 부인하고 있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워크아웃과 동시에 매각을 추진해 회생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선박용 후판을 접고 고부가가치 후판만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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